남해안별신굿 중 잔삭거리
남해안별신굿 중 잔삭거리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굿 하나하나를 '거리' 또는 '석'이라고 부른다고 했습니다. 남해안별신굿은 다양한 굿거리가 있는데요. 이 굿들을 크게 '잔삭거리'와 '큰 굿'으로 분류해 부르고 있습니다. 잔삭거리는 기본이 되는 굿으로 굿판에서 가장 많이 연행되는 굿이고, 큰 굿은 장삿거리와 큰굿은 잔삭거리와 비교했을 때 장단 구성 및 승방의 무구(shaman's props)와 무복(shaman's clothes)에서 차이가 있으며, 마을 사람들이 잘 알아들어야 되고, 중요한 굿이라고 판단될 때 큰 굿의 형식으로 연행합니다.
잔삭거리 음악의 구성과 특징
잔삭거리 음악의 구성과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잔삭거리에는 부정굿ㆍ가망굿ㆍ제석굿ㆍ선왕굿ㆍ용왕굿이 있고, 이중 용왕굿은 어업을 활발하게 하는 마을에서는 큰 굿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잔삭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총 12번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우선 순서를 살펴보면, 청신악-넋노래-대너리-조너리-푸너리제석노래-제만수-공사(공수)-삼현-수부-맘자심-송신악으로 진행됩니다.
잔삭거리의 순서와 특징
이제 잔삭거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대금으로 청신악을 연주해 신을 부릅니다. 그 다음 산이가 넋노래를 부르는데, 주로 장구나 징 연주자가 부르며 신을 청하는 의미가 있고, 승방은 정면ㆍ뒤 순서로 부채를 펴고 반절을 합니다. 이때 산이가 연주하고 있는 장구를 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장구의 크기보다 작습니다. 남해안별신굿에서는 작은 장구를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비교적 성량이 작은 장구를 사용해 승방의 소리가 더 잘 들리도록 하기 위함과 현재처럼 이동 수단이 발달되지 않았던 옛날에 부피를 최소화하기 위함도 있었습니다. 넋노래가 끝나면 대너리 장단을 치면서 분위기를 전환합니다. 이때 승방은 장단에 맞춰서 춤을 추며 신을 맞이합니다. 대너리 장단에 이어서 조너리 장단이 시작되는데, 21박의 경쾌한 느낌을 주는 장단입니다. 이때부터 승방의 소리가 시작되고, 대한민국의 본과 각 지역의 행정적인 특징을 알려줍니다. 조너리 다음은 푸너리로 넘어가는데요. 푸너리는 '장단을 풀어낸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경쾌한 조너리 장단에서 여유 있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로 전환합니다. 푸너리 장단부터 선율악기가 연주되면서 승방의 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 주고, 진행되는 굿과 관련된 내용이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승방이 소리를 하다가 제석신을 청하면 승방과 산이가 함께 제석노래를 부르고 나서 제만수로 장단을 전환합니다. 제만수는 4박자의 빠른 장단으로 '덩덕궁이'라고도 합니다. 승방이 소리를 하다가 산이를 향해서 반절을 하면 삼현 장단으로 전환하고, 이때 피리ㆍ대금ㆍ해금이 삼현 음악을 연주합니다. 삼현에는 승방의 소리가 없고,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춘 후에 큰 옷(무복)을 활동하기 편하게 옷차림을 정리하거나 벗습니다. 다음으로 공사는 승방이 굿을 보고 있는 사람들을 불러내어 액을 소멸시켜 주고 덕담을 해주는 순서로 타악기 장단에 꽹과리가 추가되고 태평소를 연주합니다. 공사는 현장 상황에 따라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습니다. 수부는 느린 속도의 12박자 장단으로 분위기를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수부에서는 산이의 합주가 먼저 시작되고, 그 선율에 맞춰서 승방이 소리를 합니다. 수부는 굿에 참석하지 못한 이름 없는 넋들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인도하는 의미가 있으며, 장단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승방이 소리를 끝내면 장단속도를 급격히 올려 마무리하는 맘자심 장단을 연주합니다. 맘자심 장단이 끝나거나 끝날 때 즈음 대금의 송신악 연주로 굿이 끝났음을 신에게 알리면 잔삭거리가 끝납니다. 한 가지 굿에 정말 다양한 장단과 음악이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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