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별신굿 큰굿 중 지동굿
큰굿 중 지동굿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해안별신굿 큰굿에는 말미장단과 불림장단이 대표적인데요. 두 장단은 큰굿에서만 사용되는 5박의 장단으로 속도의 차이로 구분합니다. 말미장단은 보통빠르기로 어느 큰굿에서나 비슷한 속도로 연주되고, 불림 장단은 말미장단보다 속도가 빠르고, 굿을 하는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합니다.
큰굿 중 가장 중요한 굿인 '지동굿'
큰굿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굿이 바로 '지동굿'입니다. 지동굿은 해당 마을의 크고 작은 일들을 기록한 문서를 보관해 놓은 '지동궤'가 중심이 됩니다. 이 지동궤 안에는 호적부와 마을 공동재산, 중요한 회의 문서 등 마을에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들을 기록한 문서를 보관하는데, 여기에 별신굿에 관한 기록도 있습니다. 이렇게 지동궤는 마을의 기록들을 하나 둘 보관하고 모아두는 과정을 통해 그 마을의 역사를 품게 되는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지동궤를 자신들의 조상의 역사로 신격화 시켜서 별신굿을 했기 때문에 지동굿이 아주 중요한 것이며, 지역의 생활사를 연구하는데 역사학적으로도 아주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지동굿의 진행
별신굿을 하는 본청 가운데에는 마을 동태부들이 앉아서 굿을 볼 수 있도록 자리가 마련되고, 그 앞에 지동궤를 모셔둡니다. 그리고 본청 한켠에는 각 가정에서 집안의 조상을 위한 '조상상'을 정성껏 조금씩 차려놓는데, 이것을 '거리상'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남해안별신굿에서는 굿을 위해 따로 상을 차리기보다는 집집마다 차려놓는 거리상이 모여서 상차림의 형태를 갖추는 것이 특징입니다. 지동굿을 시작할 때에는 동태부들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자리에서 일어서고, 승방은 큰절하며 시작하는데,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것이지요.
지동굿의 음악 구성과 특징
지동굿의 음악 구성과 특징은 승방이 음악에 맞춰서 '올림무관'을 먼저 추고, 말미 장단에서 소리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먼저 마을 동태부와 주민들이 일어서고, 대금으로 청신악이 연주되는데요. 이때 승방은 지동궤를 바라보며, 큰절을 하면서 묵도(默禱, silent prayer)를 하고, 산이는 넋노래로 마을 동태부 신령을 청합니다. 올림무관 1장의 음악은 북, 장구, 징의 타악기들만 연주하고, 승방은 신칼을 들고 추는 '신칼무관'을 합니다. 신칼 한쌍을 오른손으로 잡고 정면-뒤-오른쪽-왼쪽-정면 순으로 앞으로 뿌려준 후 양손에 하나씩 잡고 춤을 춥니다. 이것은 신칼을 사방팔방으로 뿌려주면서 그 마을의 액을 소멸하고, 굿하는 장소를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의미가 있습니다. 올림무관 2장은 1장보다 장단이 더해지면서 승방의 춤도 다양하게 변하는데, 올림무관 1장과 2장은 장단과 춤이 하나인 것처럼 맞아떨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올림무관 3장의 음악은 삼현육각 시나위로 기악 합주와 산이의 소리가 더해지면서 음악이 풍성해집니다. 천천히 시작하여 점차 빨라지면서 마무리되는 장단으로, 음악의 길이는 정해져 있지 않고 승방의 춤에 따라 조절됩니다. 올림무관이 끝나고 나면 말미장단으로 전환되고, 승방의 소리가 시작됩니다. 마을을 태동시킨 동태부 신령에 대한 고마움과 마을화합 기원 등 마을 사람들에게 축원 덕담의 내용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승방의 소리가 끝나고 나면 맘자심 장단으로 전환됩니다. 맘자심 장단이 끝남과 동시에 승방은 천근을 하는데 천근이란,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의 세계를 다리를 놓아 연결해주는 의미로 승방이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천근 소리를 하고나면, 산이들과 함께 합창으로 소리를 한 후 맘자심 장단으로 마무리 합니다. 남해안별신굿 큰굿 중에 지동굿의 음악 구성과 특징을 알아봤는데요. 이전 시간에서 알아봤었던 잔삭거리에 비해서 변화는 적지만 좀 더 무게감 있고, 진중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큰굿은 잔삭거리보다 장단 변화가 적고, 한 장단으로 가사(사설)를 풀어가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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