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굿 음악의 연행자, 무당과 악사

서울굿음악의 연행자, 무당과 악사
서울굿음악의 연행자, 무당과 악사

서울굿음악의 연행자인 무당과 악사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겠습니다. 악사는 조선시대 전통사회에서 사용하던 삼현육각을 연주합니다. 삼현육각은 피리2, 대금1, 해금1, 북1, 장구1로 구성된 악기 편성의 이름이면서 또 이 편성으로 연주하는 악곡 이름이기도 합니다.

일제강점기의 굿과 무당

서울굿 무당은 현재 신이 내려서 무업에 종사하고 있는 소위 강신무입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서울굿을 기록한 "조선무속의 연구"라는 책에는 신이 내리지 않은 여인도 굿에 참여하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신이 내린 무당은 원무당이라고 하였지만, 신이 내리지 않은 무당은 기예무당으로 굿에서 춤과 노래를 부르면서 예능적인 부분을 소화하였다고 합니다.

창부타령과 창부무당

기예무당은 특히 창부거리와 뒷전을 전담하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서울경기지역에는 통속민요로 불리는 아주 유명한 창부타령이 있습니다. 민간에서 이렇게 민요 창부타령이 생기게 된 것은 굿판에서 활동하던 창부무당이 민간에서도 활동하면서 굿판의 무가가 민간의 민요로 파생된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구를 전담하였던 기대는 악사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신내림을 받지 않은 여인이 장구를 담당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황해도굿에서 상장구를 맡는 여인이 강신무가 아닌 것과 같은 양상이기도 하지요. 이렇듯 일제강점기의 굿에서 공수와 같은 영험함을 보여주는 원무당과 예능적인 부분을 제공한 기예무당이 별도로 존재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서울굿과 청배무당

현재 서울굿을 하고 있는 무당은 모두 신이 내린 강신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 기대, 창부무당, 뒷전무당이 했던 역할은 청배무당, 혹은 청승무당이라고 불리는데 이러한 사람들이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청배무당은 앉은 거리의 청배무가나 연행이 풍부하게 구성된 대안주거리, 혹은 장구를 도맡아서 굿반주를 하면서 주로 음악성이 필요한 거리를 전담하여 연행을 합니다. 그리고 바리공주 무가나 황제풀이 같이 음악성과 문서가 중요한 무가도 청배무당이 주로 맡아서 부릅니다.

서울굿의 악사, 전악

서울굿 악사는 조선시대 궁중음악을 관장하던 장악원 출신의 악사들이어서 사실 전악이라고도 부릅니다. 당시 장악원의 악사는 무계 출신의 아들을 차출하여 고용하기도 했기 때문에 서울굿 악사는 궁중음악과 민간음악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이들은 삼현육각의 관악기인 피리, 대금, 해금을 모두 다룰 줄 알고 굿 속도 잘 알아서 무당을 직접 교육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무계 출신의 서울굿 악사는 아직도 현장에서 몇 명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대의 서울굿 악사

현재 서울굿의 젊은 악사는 대학교에서 국악기를 전공하고 굿판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보통 전공 악기 하나 정도만 다루고, 삼현육각의 악기를 모두 다루지는 못하는 실정입니다. 전통사회에서 피리2, 대금1, 해금1, 북1, 장구1로 구성되었던 삼현육각의 편성은 서울굿에서는 북 대신 제금을 사용합니다. 제금은 가죽의 부드러운 소리보다는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를 내주면서 굿 음악을 더 강렬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렇게 6명이 반주를 하면 굿판에서는 보통 사잽이 편성이라고 합니다. 남자 악사들 중심으로 명수를 이야기하는 것이지요. 삼잽이만 써도 굿음악을 풍부하게 쓰고 있다는 소리를 듣죠. 그런데 그나마 한 명밖에 쓸 수 없다면, 피리를 써야 합니다. 악사의 몫을 하려면 피리가 가장 필수적인 악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당이 치는 장구와 제금도 빠져서는 안되는 악기입니다. 예전에는 장구 하나만 잡아줘도 굿을 한다고 할 정도로 장구가 치는 장단은 굿음악에 있어서 필수 요소입니다.

국사당

국사당은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유서 깊은 곳인데요. 굿당 안이 넓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상을 바라보고 보통 오른 편에 장구가 앉고 그 옆에 제금이 앉는데요. 저렇게 반대편 앉아서라도 꼭 장구에 맞춰서 제금을 쳐주게됩니다. 앉은 거리로 부정거리와 가망거리를 마친 후에 진적의 절차에서 연주되는 삼현육각입니다. 진적에서 무당은 굿상에 초를 켜고 향을 피우고 절을 하는 의식을 합니다. 악사는 무당의 연행에 따라 정해진 삼현육각을 연주해야 합니다. 무당의 노래, 무의식, 무무는 기능에 따라 맞춰지는 삼현육각이 각각 있습니다. 굿을 하면서 무당은 춤추고 노래하면서 공수도 주고 여러 연행을 복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서울굿 음악은 무당과 악사가 함께 만들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울굿의 모습

서울굿 연행 - 앉은거리와 선거리
서울굿 연행 - 앉은거리와 선거리

서울굿은 조선의 옛 도읍인 한양 일대에서 연행되었던 굿이라 한양굿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러한 명칭이 말해주듯이 현재 서울굿의 전통은 조선시대로부터 연원을 잡고 있습니다. 무당이 입는 옷차림도 조선시대의 복색을 그대로 사용하고 악기도 조선시대 민간음악에서 사용하던 것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무당이 부르던 노래도 현대식으로 바뀐 것은 없고요 모두 옛 전통에 따라서 부르고 있습니다. 서울굿에서 음악은 무당이 부르는 무가와 악사 연주하는 삼현육각입니다. 서울굿 무당과 악사들 사이에서는 굿판에서 풍류소리가 나야 그 소리를 듣고 신령님이 굿판으로 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무당이 오방기를 들고 있고, 또 다른 무당은 우족을 옮기기도 하는데요 사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옆의 무당은 추임새도 넣고 있고요. 이렇듯 서울굿이 연행되는 현장은 무당의 말과 노래, 공수가 끊이지 않고 여기에 악사의 늘 악기 소리를 보태며 반주합니다.

연행 방식

서울굿 연행은 무당이 앉아서 하는 앉아서 하는 거리와 서서하는 거리로 연행의 방식을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앉은 거리

굿의 처음 시작은 앉은 거리로 합니다. 무당이 직접 장구를 치면서 무가를 부르는데, 굿판으로 신령을 청하는 과정입니다. 앉은 거리를 마치고 나면 무당은 일어서서 선 거리의 연행으로 굿을 합니다.

선거리

선 거리 연행은 본격적으로 신을 놀리는 과정으로, 무당의 춤, 노래, 공수, 무의식 등 다채로운 연행이 펼쳐집니다. 이 연행은 서울 도봉구에서 2016년 음력 삼월삼짇날 거행된 삼각산도당굿의 모습입니다. 앉은 거리로 할 때는 저렇게 악사와 같이 앉아서 무당이 직접 장구를 치면서 연행을 하고요. 주로 노래 부르는 것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옷은 평복을 입게 되지요. 오른쪽 선거리 연행을 보시면, 이 선거리에서는 무당이 신격을 상징하는 철릭, 장삼, 몽두리, 협수, 쾌자 같은 무복을 한복 위에 겹쳐 입고 서서 연행을 합니다. 서서 연행하는 무당은 장구를 치는 법은 없고 바라나 부채, 방울 같은 무구를 들고 연행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선거리로 연행하는 무당의 옆에는 앉아서 장구를 치는 또 다른 무당이 반주를 합니다. 이 연행은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제104호 서울새남굿의 보유자인 이상순의 진적굿입니다. 진적굿은 무당이 모시고 있는 신령님을 대접하여 신력을 올리기 위해 하는 굿인데요. 이상순 선생님은 봄과 가을에 보통 굿을 하였고, 이 굿은 2016년 봄에 있었던 진적굿의 모습입니다. 이상순이 거주하던 집에서 정성껏 음식을 만들고 상을 차려서 굿을 하였습니다. 왼쪽에 앉은 거리의 연행을 보면, 정면의 전안 앞에 대상을 차렸고요. 악사들이 창가쪽에는 무당이지요. 장구와 제금을 치고 왼쪽 벽면으로는 피리, 대금, 해금의 악사가 있습니다. 오른쪽은 전안 문 밖에서 선거리를 하는 모습인데요. 불사거리입니다. 앉은 거리의 굿을 마치고 나서 가장 처음에 하는 거리가 바로 불사거리인데요.

서울굿의 연행

이렇듯 서울굿은 마을 단위의 굿이건 개인의 굿이건 간에 모두 앉은 거리와 선 거리의 연행이 있습니다. 서울굿 무당은 굿의 초반에 앉은 거리로 노래를 부르며 신과 소통을 시작합니다. 그러면 신은 무당의 노래와 악사의 삼현육각 소리를 듣고 감응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서울굿판에서 노래와 악기소리가 끊이지 않는 것이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요. 그런데 무당은 노래와 춤 말고도 재담을 하기도 하고, 우스꽝스러운 동작도 합니다. 이렇게 재담을 나누면서 사실은 망자를 떠나보내는 슬픔을 잠시 잊게 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저렇게 재담을 할때도 중간중간 악사들이 소리도 내주고 그다음에 무당은 춤도 좀 추게 되고 또 재가집 상대로 인정도 달라고도 하고 그러면서 굿판을 만들어가게 되지요. 이렇게 서울굿 음악은 무당이 노래하고 춤출 때 삼현육각을 연주해주고, 제가집을 향해 공수를 주고 다시 춤을 추고 이렇게 신명을 내는 거 같습니다. 저렇게 굿판은 무당이 노래하고 악사가 연주를 한다면, 아주 신명나는 한 판이 벌어지게 됩니다. 굿은 신의 사제인 무당이 신과 소통하면서 굿을 의뢰한 제가집이 원하는 바를 연행을 통해서 보여주게 되는거지요. 무당은 신과 인간을 소통하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게됩니다. 때로는 노래로 때로는 춤으로 신의 모습과 말을 보여주게 되는겁니다. 그래서 서울굿의 큰 흐름은 신과 관련하여 구조화됩니다. 즉, 신을 굿판으로 청해서 잘 대접하여 놀리고 난 다음 보내는 과정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굿 초반의 앉은 거리 연행은 큰 단위의 청신에 해당합니다. 그리도 선 거리를 시작하면서부터는 큰 단위의 오신에 해당하게 되고요. 그리고 서울은 거리거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각각의 거리에서 개별적으로 신격을 청하여 다시 놀리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다시 작은 거리로 보기 때문에 작은 단위로 청신-오신-송신이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전체 송신의 과정은 마지막 거리에서 잡귀잡신을 놀리며 마무리를 합니다. 신을 보내는 방식은 신을 놀리는 연행 이 후에 바로 개별적으로 보내기 때문에 굿 초반에 앉은 거리로 전체의 신을 청했던 것에 비하면 보낼 때에는 개별적으로 신을 보내게 됩니다. 거리에서 이렇게 신을 굿판에 청하여 놀리고 보내는 일련의 과정에서 무당의 무가와 악사의 삼현육각은 일정 기능을 가지고 활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마수 장단의 구조와 쓰임

제마수장단의 구조와 쓰임
제마수장단의 구조와 쓰임

'동해안 굿의 무가반주 장단'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무가반주 장단인 제마수장단입니다. 동해안의 대표적인 무가반주 장단 중 하나인 제마수장단은 긴 이야기 형식의 서사무가(Shamam Epic) 반주에 사용됩니다. 별신굿의 큰 굿거리인 세존굿, 심청굿, 손님굿, 제면굿과 오구굿의 굿거리인 발원굿 무가가 제마수장단 위에 불려집니다. 제마수장단으로 불리는 무가들은 신이 되는 과정 또는 신의 내력을 풀어내거나 심청전과 당금애기풀이 바리데기풀이 등과 같은 설화를 노래합니다. 제마수장단은 총 3장(chapter) 구성의 장단입니다. 제마수 1장은 무가 6박과 바라지 6박이 교대하는 형태입니다. 제마수 2장 역시, 무가 6박과 바라지 6박이 교대하다가 무가를 12박 장단에 계속해서 이어 부르는 형태입니다. 제마수 3장은 ♩.+♩.박의 무가와 바라지소리가 교대합니다.

제마수 1장

총 3장 구성의 제마수장단 중 제마수1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마수 1장은 한 박이 ♩.+♩.+♩(3+3+2)로 무가 6박과 악사의 바라지 6박이 교대합니다. 긴 이야기의 전달에 적합하지 않아 현재 제마수 1장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습니다.

제마수 2장

제마수 2장과 제마수 3장의 경우, 원활한 이야기 전달을 위해 대부분의 연주가 장구와 징 반주만으로 이루어집니다. 제마수2장은 무가 6박과 바라지 6박이 교대하는 형태의 장단입니다. 제마수장단으로 반주하는 굿거리의 무가 대부분이 제마수2장 위에 불립니다. 현재는 무가를 12박 장단 위에 계속해서 이어 부르는 형태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제마수 3장

제마수 3장은 ♩.+♩.박의 무가와 바라지소리가 교대하는 형태입니다. 청보 5장과 비슷하나 무가와 바라지가 주고받는 단위가 절반으로 줄어든 형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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